블랙아웃 패싱아웃 차이, 준강간 사건에서는 기억보다 당시 상태를 봅니다.
블랙아웃 패싱아웃 차이, 준강간 사건에서는 기억보다 당시 상태를 봅니다.
기억이 없는 것과 의식을 잃은 것은 다른 상태입니다
술자리 이후 특정 시간대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당시에도 의식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은 모두 과도한 음주와 관련될 수 있지만 나타나는 상태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블랙아웃은 술을 마시는 동안 기억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당시에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결제하거나 스스로 이동하는 행동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다음 날 그 과정이 기억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패싱아웃은 과도한 음주로 의식이 크게 저하되거나 소실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외부 자극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거나 몸을 가누기 어려운 모습이 나타날 수 있고, 정상적인 의사결정 자체가 어려운 상태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블랙아웃 패싱아웃 차이를 단순히 ‘얼마나 많이 취했는가’의 문제로만 이해해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준강간에서는 다음 날의 기억보다 당시 행동이 중요합니다
블랙아웃 패싱아웃 차이가 형사사건에서 특히 중요해지는 경우가 술자리 이후 발생한 성범죄 사건입니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준강간 또는 준강제추행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준강간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준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다음 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는 사실만으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런 사건에서 기억의 유무와 당시 의식 상태를 구분해서 살펴봅니다. CCTV에서 스스로 걸어가는 모습이 확인되는지, 정상적인 대화를 나눴는지,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결제했는지, 주변 사람의 부축이 필요했는지 등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행동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의식을 잃어 정상적인 반응이나 의사결정이 어려웠던 정황이 확인되고 이를 이용한 성적 행위가 있었다면 준강간죄 성립 여부가 본격적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명칭보다 CCTV와 통화·결제 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수사에서 중요한 것은 당사자가 자신의 상태를 블랙아웃 또는 패싱아웃이라고 표현했는지가 아닙니다. 당시 상태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료가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CCTV와 목격자 진술, 휴대전화 사용기록, 문자나 메신저 대화, 카드 결제내역, 이동 과정 등은 당시 의식 수준과 행동을 확인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평소 주량이나 실제 음주 정도 역시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결국 블랙아웃 패싱아웃 차이는 ‘기억이 있느냐 없느냐’만으로 구별할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준강간 사건에서는 사건 이후의 기억보다 사건 당시 피해자가 어느 정도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는지, 의사를 결정하거나 저항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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